의사 대신해 진료와 치료…개업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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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음이주공사 댓글 0건 조회 34,900회 작성일 16-02-01 11:34본문
세상이 크게 빠르게 변하면서 직업도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수요가 많지 않아서 있는 지도 몰랐던 직업들이 새로 발굴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변화는 의료계에도 일어나고 있다. 진료과목이 세분화돼 전문의가 되는 경우, 그리고 없던 분야나 직업이 생기는 경우다. 의사를 보조하는 직업으로만 알고 있는 간호사 분야에 의사같은 간호사 직종이 생겨났다. 바로 임상간호사(Nurse Practitioner, NP)다. 간호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수 있다.
임상간호사(NP)는 일반적으로 의사가 하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은 간호사를 말한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표어를 보고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뜻밖이다. 한국에는 없는 직종이다. 그래서 낯설지만 일반적인 간호사인 RN(Registered Nurse)이나 학사간호사(BSN, Bachelor of Science in Nursing)보다는 한 단계 높은 직종이다. BSN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의사를 도와서 환자를 진료하거나 치료하는 일에 머문다. 하지만 NP는 2년을 공부해서 석사학위를 대개 갖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간호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NP는 이론쪽보다는 임상실무쪽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경우다. 과정중 절반 이상이 임상이라서 기존의 석사과정과 다르다. 굳이 비교를 해야 한다면 경영학에서 박사과정을 가기 위해서 밟는 경영학과 석사(MS)와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가는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의 차이로 보면 딱 맞다.
NP는 의사를 돕는 한계를 넘어서 의사의 역할 일부를 담당하게 된 '고급 간호사'다. 그래서 개업을 해서 따로 클리닉을 여는 것도 가능하다. '개업 간호사'라는 의미도 있다. 다만 주마다 그 적용 실례는 다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개업은 가능하지만 의사와 계약을 맺고 통제를 받는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통제를 받는 개업간호사가 여러명 생길 수 있다.
임상간호사의 문호가 열린 것은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때문이다. 여기에 오바마케어로 인해서 의료 수요가 더 늘어났다.
이렇게 의료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의사들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의사 하나 키우는데 예산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의료당국은 의료관련 공부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고급간호사를 훈련시켜 의료 현장에 투입시키게 됐다.
NP는 의사들의 고유 업무중 수술이나 리서치 같은 몇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의사를 대신하여 의사같이 일할 수 있다. NP는 진단, 치료, 건강관리, 예방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다시말해서 환자의 의료기록을 보고 각종 검사를 지시할 수 있고 X레이 검사, 물리치료, 재활훈련을 명령할 수 있다. 또한 급성및 만성 치료약을 처방할 수 있고 산전및 가족계획, 소아진료및 처치, 성인 검진, 건강상담, 정신과 상담까지 가능하다. 그래서 NP는 전문의와 마찬가지로 응급 진료, 노인과, 소아과, 성인건강, 산전과, 정신및 심리학과, 가정의학, 종양학, 여성건강학 등의 전문 분야가 있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NP라이선스를 딴 후 전문분야 자격증명서(Certificate)를 따야 한다.
의료 당국 입장에서는 쉬운 진료 업무는 의사들에게 맡기지 않고 의사들에 비해서 아무래도 인건비가 덜 들어가는 NP들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조사된 NP들의 평균 연봉은 9만6255달러다. 일반적인 간호사들에 비해서 연봉이 많지 않아보인다. 하지만 의사를 돕기만 하는 직종이 아닌 직접 의료 서비스를 하면서 환자들을 돕는다는 차원에서 만족도는 높다.
한국에는 없기에 NP는 한인들에게 무척 생소하다. 하지만 직업으로서 NP는 훨씬 전문적이고 보람있는 일이다.
최근에는 NP를 가르칠 수 있는 박사학위 DNP가 시작됐다. 의사를 의대에서 의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이 가르친다. 그런데 NP를 양성하는데 있어서 누가 가르쳐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이론에 중점을 둔 간호학과 박사(Ph.D)나 의료 및 임상에 중점을 둔 의사(MD)가 가르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왜냐하면 일반 간호사가 아니고 의사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을 양성할 수 있는 새 박사학위인 DNP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들을 양성하는 캘스테이트의 3개 캠퍼스 컨소시엄의 졸업생이 이제 겨우 2~3기 배출됐을 정도로 새로운 학위다.
미중앙일보 제공